* 볼드 처리는 임의로 한 것
―예전에 토미노 씨는 「Ζ」와 같은 절망적인 작품을 만든 것을 후회한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Ζ」 팬으로서 그 말에 매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이번에는 왜 그 「Ζ」를 영화화하려는 마음이 들었나요?
토미노: 첫째로는 제가 나이를 먹어서 인생에 대한 시각이 변했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10년 정도, 저 자신도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듯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았고, 거기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기 때문에 「Ζ」 같은 식으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기억이 커져갔습니다. 당시 TV판 「Ζ」를 만들 때의 숨은 테마는 "너희들, 애니메이션만 보면 바보가 된다!"라는 거였고, 그 배경에는 퍼스트 건담의 재탕 기획을 시키면서 "건담 이후에 만든 작품에서는 건담 이상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너는 그걸 해라"라는 소리를 들었던 것에 대한 분노도 있었던 거죠.
그런 현실에 대처해 나가는 어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면 '애니메이션 만세!' 라는 자세로 작품을 만들어도 제대로 된 건 나올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것을 넣어 안티테제를 만들어 보려고 했던 거죠. 하지만 주인공이 미쳐 가는 지점에서 그 이야기의 마침표를 찍었다는 게, 그 후의 나에게는 엄청나게 불쾌하고 괴로웠어요. 뭐 당시의 나는 “현실 인식에 대한 이야기니까,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해도 어쩔 수 없잖아!”라든가 "카미유 같은 소년이 갑자기 그런 식으로 전장에 내던져지면,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하지 않냐!"라고 단언했었죠.
그것이 시대에 대한, 정의에 대한 반론이 된 건 사실이니, 확실히 그 자체로는 성립이 됐죠. 하지만 그 불쾌함은 도저히 떨쳐낼 수 없었고, 제 안에서는 꺼림칙한 작품이라고 말한 적도 있고, 만들고 나서 10년 동안은 잊으려고 노력도 했고 그렇게 해서 훌륭하게 잊어버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작년에 처음으로 다시 봤을 때 “어! 이렇게 재미있는 작품이었나!” 하고 놀랐어요.
―그렇군요. 하지만 그 마지막의 불쾌함은 변하지 않았다는 거군요.
토미노: 왜냐하면 「Ζ」 같은 작품도 수만 명의 사람이 보는 거잖아요. 그걸 생각하면, 이대로 둘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애니메이션만 보면 바보가 된다!”고 말했던 게 20년이 지나서, 이미 현실이 되어버렸잖아요. 옴진리교 이후의 사회 상황이나 젊은 녀석들의 범죄, 문부과학성의 유토리 교육 실패 같은 걸 보면, 세상이 다 카미유처럼 되어 버렸잖아요. 그래서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듯한 작품은 만들고 싶지 않았어요. 조금만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다면, 카미유는 미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 작품을 다시 만드는 의미가 있다고 느꼈지요.
― 그렇다면, 저 같은 오리지널 「Ζ」 팬들은 이번 영화판 3부작의 새로운 결말에 실망할지도 모르겠네요.
토미노: 그렇지. 실망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당신처럼 "Ζ는 충격이었지" 하는 감상을 가지고 있는 세대가 있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그 세대가 과연 지금 제대로 살아가고 있을까 하는 걸 생각해야지. 만약 카미유가 그대로 일반 사회에 나갔다면 분명히 무너졌을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그 카미유에게 공감했던 소년이 지금 이렇게 당신처럼 살아가고 있잖아요? 그리고 그런 식으로 무너지고 싶진 않잖아요? 두 번째 카미유가 될 만한 용기가 당신에게 있나요? 없죠? 저는 '그럼 이제 어떻게 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20년이 지난 지금은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 겁니다. 왜냐면 「Ζ」와 같은 상태에서 변하지 않은 채로 지냈다면 너희들은 진작에 죽었다, 이런 이야기는 듣기 괴롭잖아? 가족도 가정도 가질 수 없잖아. 로봇 애니메이션을 보고 같이 우울해하고 있으면 안 되잖아?
― 하지만 저도 최근 몇 년 동안 우울할 때는 항상 「Ζ」 DVD를 다시 보곤 하는데요.
토미노: 그런 건 관둬!
―네!
토미노: 있잖아요, 카미유는 20년 전의 나였단 말입니다. 「건담」 이상의 작품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에 정말 우울해하면서, 그래도 앞으로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면서도, 뻔뻔스럽게 주변 놈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것도 싫어서 만든 게 「Ζ」였어요. 하지만 그런 건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보면 근본이 너무 비뚤어져 있었죠.
―아니, 그치만 그 삐뚤어진 근본에 감동했거든요.
토미노: 확실히 그런 것에 공감하는 연령대는 있죠. 하지만 그런 건 말이에요, 16살이나 17살 정도에 끝내야 할 일입니다. 조금 더 커지면 제대로 된 어른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지 스스로 생각해야 하고, 그게 어른이라는 거잖아요?
―네!
토미노: 문학이든 영화든 음악이든 그렇지만, 울적한 감정을 표현한 작품, 자신의 속앓이를 대변해 주는 작품이 고평가받는 경향이 있잖아요. 저는 말이죠, 그런 건 사람이 병드는 걸 응원하는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어요. 적어도 대중에게 제공하는 작품을 만드는 인간으로서, 그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말이죠, 이번 「Ζ」는 확실히 기대를 저버릴 거예요. 하지만, 저버렸을 때 절대 화내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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