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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전사 Z 건담 대사전 토미노 인터뷰

놋노놋 2025. 12. 7. 23:12

* 볼드 처리는 임의로 한 것

 

 

에마와 레코아란……

 

―먼저 49화에서 상당히 처참한 격돌을 펼친 에마와 레코아에 대해서입니다만, 두 사람의 삶의 방식, 특히 레코아가 그렇게까지 <여성>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토미노: 결국 그녀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남자가 본 이상형적인 여자입니다. 왜냐면, 레코아의 경우를 보자면 그녀는 자브로에서 그런 일을 당했는데도 전혀 태도가 돌변하거나 하지 않고, <나를 충족시켜 주는 남자를 찾는다>는 구실로 결국 남자에게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남자가 보기에는 이렇게 흡족할 수가 없지요. 그리고 에마의 말은, 즉 레코아와 극히 비슷하고, 근본은 같지 않은가 합니다.

다만 본래라면 그런 캐릭터는 살려 놓겠지만. 그것을 제 경우에는 죽이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카츠는 구작(건담)에서의 모습을 생각했을 때는 상상도 가지 않는 모습으로 성장한 것 같습니다만. 좀 더 반듯한 캐릭터여도 괜찮지 않았을까요.

 

토미노: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세요. 7년이라는 세월은 그 나이대의 어린아이를 충분히 바꿀 수 있는 긴 시간입니다. 카츠의 경우에는 자제심이 부족했던 것이지요. 하야토와 프라우라는 양부모 밑에서 자랐지만, 하야토는 지나치게 반듯하고, 프라우는 너무 온화하고……. 그런 환경에서 자랐더라도 어느 정도 자제심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딱히 그처럼 신경질적인 성격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현대의 어린이들에게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만 등도 샤아와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점에서 카츠와 비슷한 것일까요.

 

토미노: 그녀는 말이죠, 강한 남자를 동경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강한 남자, 라는 것이 어떤 존재인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그래서겠죠, 그런 여자가 되고 만 것은……. 나중에 끼어들어서 어부지리를 취하려고 치사한 수를 쓰는 것은, 결국 소악당에 불과합니다. 강한 남자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던, 아니, 몰랐던 것입니다.

 

 

―어차피 그런 수준밖에 안 되었다는 것이군요.

 

토미노: 그런 것입니다.

 

 

 

카미유의 붕괴, 그에 대해

 

―카미유 비단 말입니다만, 그는 그런 결말을 맞고 말았지요. 그에 대해서는…….

 

토미노: <Z 건담>이라는 작품은 저에게 있어서는 현실 인식에 대한 스토리였습니다. 그 부분부터 생각해 나갔을 때 그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지요. 이것은 방송 시작 처음부터 생각해 두었던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제가 카미유를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싫어했다면 그를 그렇게 쭉 내보내지도 않았을 테고, 성격을 휙 바꿔 버리는 것도 애니메이션에서는 가능했으니까요(웃음). 그렇지만 2쿨째가 끝났을 때쯤 역시 최후는 그런 형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맞겠지 하고.

그러면 어째서 현실 인식에 대한 이야기에서 그가 붕괴할 수밖에 없는가. 즉 카미유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억지로 힘을 얻으려 했던 것이고, 한계를 넘어 버린 그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로 끝이 날 수는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현실 인식에 대한 이야기인 이상, 샤아 또한 그렇게 고뇌하는 인물로 만들어야만 했습니다. 이것은 저 자신의 문제이기도 하거든요. 무엇보다 아무리 그런 이야기라 해도 마냥 그쪽으로만 흘러가선 안 되니까요.

 

 

 

역시 아무로는 죽어야만 하는 인물이리라

 

―다음으로 아무로의 등장 방식에 대해서입니다만, 어째서 그는 최종화까지 우주로 나오려 하지 않은 것일까요.

 

토미노: 그것은 애초에 우주로 내보낼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로 자체를 그다지 내보내고 싶지 않았고요. 얼른 죽여 버리고 싶었지만 미처 죽이지 못한 것이지요.

 

 

―감독님 생각으로는 아무로는 죽어야만 했다는 말씀이군요……


토미노: 응, 죽어야 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사실은 객사(野垂れ死)했으면 하는데, 이런 경우는 객사시킬 수는 없고요. 그런 의미로는 샤아도 그렇습니다만, 곤란하네요. 이 두 사람은. 미라이 씨 등은 그렇다 치고.

 

 

―아무로가 등장하면 역시 화면이 정리가 된다는 느낌이었는데요.

 

토미노: 그것은 역시 구작의 이미지 때문이겠지요. 최소한 그것은, 작년부터 올해에 걸쳐, 나이를 먹으면서 저도 업무를 하는 입장이니, 그렇게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가능한 한 애니메이션은 애니메이션, 영화는 영화, 이렇게 깔끔하게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니까요. 즉 <Z>와 같은 것은 <Z>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니까……역시 내보내고 싶지 않은데요.

다만 혹시 아무로에 대해 <ZZ>에서 결판을 낼 수 있으면 내고 싶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그가 <ZZ>에 나올지 말지 아직 모르니 뭐라고도 할 수 없군요.

 

 

―그러고 보면 구 캐릭터들이 한 장소에 모여 대화한다든가 하는 장면이 없었는데, 그것도 뭔가 생각이 있으셨던 건가요?

 

토미노: 이유라면 제작 예산뿐입니다. 예산 제한이 없으면 얼마든지 다들 함께 내보내고 싶었지요. 이야기를 만들 때에는 거기까지 생각하고 만듭니다.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말씀을 들으니 조금 슬프군요…….

 

토미노: 아뇨, 그게 아니지요. 그런 조건이 없으면 작품이라는 것은, 예컨대 <Z>에 대해서도 제작자가 내키는 대로 만든다면 더 엉망인 작품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그걸로 된 겁니다. 그래도 역시 그런 감상은 나올 수 있는 것이고요. 그런 감상이 나오게 만드는 제작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지요. 만일 다 보고 난 다음, 그래도 역시 나올 건 다 나왔네, 하고 총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작품이 된다면 그런 말도 듣지 않을 테니까요. 결국은 만드는 쪽의 역량 문제입니다.

 

 

 

샤아의 모습과 세일러가 본 것

 

―세일러 말입니다만, 다카르 연설 때 TV판에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만, 소설판(코단샤)에서는 "오빠를 죽여야 할지도……." 하고 있었지요.

 

토미노: 그것은 세일러가 샤아가 연기하고 있는 거짓말을 간파했다는 뜻입니다. 가장 성가시고, 사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고 있는 장본인이 샤아라는 것을 알아차렸기 때문이지요.

 

 

―결국 샤아의 다카르 연설은 그에게 있어서는 잘못된 선택이었을까요.

 

토미노: 잘못된 선택은 아닙니다. 그런 일을 해 보고 싶었던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제정신이냐?! 라고 지적을 받으면 그때부터 문제가 되는 것이고요. 요전에 필리핀에서 일어난 마르코스 사건, 그는 도망쳐야만 하는 상황인데도 대통령에 취임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작별 인사를 하고 싶어서였던 겁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더군요. 그때 더 멋지게 연출을 하고 싶었다면 장관 명단이라도 발표했으면 어지간히 멋지지 않았겠습니까. ……그런 것 아닐까요. 그렇지만 결국은 그렇게 하지 않고, 뭔가 자기 자신이 납득하기 위한 말, 즉 "나는 끝까지 대통령이었다고." 같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 부분에서 지극히 속물적인 부분에 치중된 인간이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았나 합니다.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것은 스스로 생각하는 만큼 냉정하지는 못한 것이 아닐까요? 자기 기분을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세일러는 그의 존재 방식에서 불쾌함을 포착한 것이지요.

 

 

―그때 아무로는 의회를 엄호한다든가 툴툴거리는 샤아를 질타하기도 하는데, 그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걸까요?

 

토미노: 아무로는 샤아를 좋아하는걸요. 알죠. 샤아가 그런 입장이 된 순간부터, 샤아는 이제부터 자신을 애매모호한 위치에 두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야 언뜻 리버럴로 보이지만서도, 사실은 극우나 극좌로서 싸우는 편이 명쾌하거든요. 그런 상황에 놓였을 때 요령 좋게 살아나가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아요. 어지간한 사람이 아닌 한은. 그런 의미에서 그가 만약 자신이 자비 가의 역할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하는 결론까지 떨어져 버린다면, 그 편이 더 멋있겠지만, 거기까지는 가지 않았으니까요. 그렇지만 만일 <ZZ> 중에서 그가 그렇게 생각하게 된다면 그는 하만을 죽일 것이고, 그렇지만 아가마의 적이기도 하다는 입장에 서겠지요. 그래서 쥬도는 그런 샤아를 비난하고 죽이려 하지 않을까. 그래서 그 샤아는 쥬도에게 패배할 위기에 처하고, 그에 분노해서 고뇌를 버리고, 진정한 의미에서 강해지겠지요. 전개 방법의 일환입니다만. 그래도 결국 그는 줄곧 패배하는 남자일 겁니다. 그렇다면 지구연방에서 대통령이라도 하면 되지. 그렇지만 거기까지 가기에는 아직 너무 젊고.

이런 부분들은 내 입맛대로 생각한 것이 아니고 역시 그게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Z 건담의 감상으로서……

 

―마지막으로 <Z 건담>을 마치고, 토미노 감독의 감상이 있다면 어떤 것일지요.

 

토미노: 으음, TV에서 이렇게까지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다는 것과, TV에서 절대 하면 안 되는 것이 있다는 두 가지를 알았습니다. 이 두 가지를 경험한 저와 같은 입장의 인간은 달리 없지 않을까요. 제가 좋아하는 것을 만들고 직성이 풀리고, 그러고 나서 이 정도로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만, 결국 도중에 그친다면 분했겠죠. 그렇지만 저는 그것을 의식하고 제작할 수 있는 1년간의 기회를 얻은 데다가 20년간 TV 영상 제작에 참여하면서 체득한 'TV에서 하면 안 되는 것들'을 전부 저지른 셈인데, 이런 축복받은 환경은 아무리 돈을 쌓아둬도 얻을 수 없으니까요.

이것은 영화에서 2~3억엔을 써서 졸작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죄가 무거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TV 시리즈는 영화처럼 단발이 아니고 순차적으로 만들어나가면서 양상이 드러나니까요. 그런데도 1쿨 써서 뭔가를 하고, 또 다음 1쿨을 써서 뭔가를 하고. 그렇게 하면 이쪽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부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경우에는 마음대로 했다는 게 드러났겠죠.

그렇게 이번 <Z>를 만들고, 그럼에도 시청자 분들이 많은 반응을 주셨습니다. 설령 그것이 "토미노는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야!"라는 비난이 담긴 편지라 해도, 봐 주시는 것, 만일 보지 않는다고 해도, 작품에 대해서 생각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것이지요. 그것의 볼륨이라는 것은 엄청난 것입니다. 그 안에서 내키는 대로 헤엄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입니다. 이런 식으로 지치는 것이 좋은지 나쁜지. 이런 것을 보게 되는 쪽의 기분은 어떤지, 라는 것을 생각하고 보면, 이 1년간의 경험이란 것은 아무튼 소중히 해 나가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나이의 문제가 있으니, 어떻게 할지는 모르지만, 해 나가고 싶다고는 생각합니다. 영화의 좋은 경험과는 또 다른 경험으로서, 유관 회사도 잘 참아 주었구나 하고. 정말로 감사했습니다.  아무튼 감상으로서는 그런 것이 제1인상으로 남은 1년간이었습니다.